상추는 뽑는 게 아니라 따는 채소

 

밝은 베란다의 직사각형 화분에서 자란 청상추와 적상추의 바깥쪽 잎 한 장을 손으로 따고 있는 모습, 겹겹이 싱싱한 잎에 자연광이 든다. 상추 겉잎 수확


베란다 텃밭에서 상추가 초보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병충해에 비교적 강하고, 햇빛 요구량이 다른 채소보다 낮으며, 무엇보다 수확의 기쁨을 자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상추를 마트에서 사듯 포기째 뽑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한 번 먹고 끝이다.

상추의 진짜 매력은 "한 번 심어 오래 수확"에 있다. 확인해보면 상추는 겉잎부터 따서 수확하면 두 달 안팎으로 계속 잎을 얻을 수 있는 작물이다. 뿌리와 중심(생장점)을 남겨두면 새 잎이 계속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른바 겉잎 수확(cut-and-come-again) 방식인데, 이 글에서는 이 방법과 오래 수확하기 위한 관리 요령을 정리해본다.

언제부터, 어떤 잎을 딸까

수확 시점은 심은 방식에 따라 다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상추는 보통 모종을 심은 후 약 2주, 씨앗으로 심은 경우 약 5주 정도 지나면 수확을 시작할 수 있다. 잎이 어느 정도 자라 손바닥만 하거나 그보다 조금 작은 크기, 대략 길이 15cm 안팎이면 딸 때가 된 것이다.

핵심은 어느 잎을 따느냐다. 반드시 바깥쪽(겉잎)부터 딴다. 상추는 중심에서 새 잎이 계속 올라오는 구조라, 안쪽 생장점을 건드리지 않고 겉잎만 걷어내면 식물이 계속 자란다. 한 번에 다 따지 말고 한 포기에서 한두 장씩만 걷는 것이 오래 먹는 비결이다. 손으로 조심스럽게 따거나 깨끗한 가위를 쓰면 된다.

새 잎을 계속 내게 하는 관리

겉잎을 따고 난 뒤의 관리가 수확 기간을 좌우한다. 잎을 딴 뒤에도 물과 빛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수확 간격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정리하면,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2~3일 간격, 봄·가을처럼 서늘할 때는 일주일 간격으로 한 포기에서 한두 장씩 딸 수 있다. 겨울에는 성장이 느려 간격이 더 길어진다. 잎을 계속 따내면 흙 속 양분이 서서히 소모되므로, 첫 파종 후 한 달쯤 지나면 비료로 양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일반 가정에서는 냄새·곰팡이·벌레 문제로 유기질 비료보다 화학(액체) 비료를 소량 쓰는 편이 관리에 편하다. 참고로 식물은 유기질이든 화학이든 결국 이온 형태로 양분을 흡수하므로 화학비료라고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물은 흙 표면이 마른 것을 확인한 뒤 화분 아래로 흘러나올 만큼 흠뻑 주는 방식이 안전하다. 잎채소는 물을 좋아하지만 늘 젖어 있으면 뿌리가 썩는다.

여름 쓴맛과 꽃대(추대) 다루기

상추를 오래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잎이 억세지고 쓴맛이 강해지는 때가 온다. 상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채소로, 적정 온도는 대체로 15~25도 범위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30도에 가까워지면 잎이 얇고 억세지며 쓴맛이 늘고, 꽃대(추대)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추대가 올라오면 식물이 씨앗을 맺는 쪽으로 에너지를 돌려 잎 품질이 떨어진다. 씨를 받을 목적이 아니라면 이 시점이 화분을 정리할 때다. 봄에 심은 상추는 대체로 기온이 크게 오르기 전에, 가을 상추는 한겨울 전에 마무리하는 흐름이 일반적이다. 다만 베란다는 실내라 바깥보다 온도 조절 여지가 있어, 환경에 따라 재배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다 딴 목대도 다시 쓴다

잎을 거의 다 딴 상추 목대(줄기 밑동)도 그냥 버릴 필요는 없다. 일부 재배 정보에 따르면, 잎을 다 딴 목대를 약 5cm 길이로 잘라 상토에 다시 심고 물과 액체 비료를 주면 2~3주쯤 뒤 새 잎이 올라오기도 한다. 다만 이 방법은 원래 포기만큼 왕성하게 자라지 않을 수 있고 성공률도 품종·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덤을 노리는 시도 정도로 여기는 편이 좋다.

요약

정리해보면, 상추는 포기째 뽑지 말고 겉잎부터 한두 장씩 따야 오래 수확한다. 수확은 모종 기준 약 2주, 씨앗 기준 약 5주부터 시작하고, 딴 뒤에는 물·빛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한 달쯤 지나면 비료로 양분을 보충한다. 기온이 30도에 가까워지면 쓴맛과 추대가 오므로 그 무렵 정리한다. 재배 조건과 품종에 따라 세부 수치는 달라질 수 있으니, 잎 상태를 보며 조절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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